2017년 입주물량 어려운 시기라 생각합니다



지난 3~4년간 강세를 보여 왔던 주택시장이 지난해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약세로 바뀌었다. 특히 강남 재건축의 가격 하락폭이 컸는데, 이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2014년 발표된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일명, 재건축활성화 대책)’ 이후 숨고를 틈도 없이 달려온 재건축시장의 피로감이 가시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이 울고 싶은 강남 재건축시장에 가차 없이 뺨을 때린 셈이다.


2017년 분양시장 역시 재건축시장과 마찬가지로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3년 사이에 대거 분양된 물량들이 향후 2~3년간 입주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분양 잔금에도 대출규제가 도입된 까닭에 투기적 가수요자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분양시장의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2017년 주택시장을 전망하기에 앞서 잠시나마 지난해 주택시장을 결산해보자. 지난해 주택시장은 ‘전강후약(전반기 강세, 후반기 약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연초부터 강남 재건축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분양시장 역시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한 해였다. 물론, 한때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이 발표되면서 잠시나마 긴장했던 적도 있었지만 대책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가격안정은커녕 공공택지 공급 감소가 부각돼 오히려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는 역효과만 보여줬다. 아이러니하게도 강남 재건축시장과 분양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준 셈이다. 하지만 정부가 강남4구 민간택지 및 서울 수도권 공공택지를 대상으로 전매제한기간(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전매금지)을 강화시킨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던 강남권(강남4구) 재건축시장마저 꽁꽁 얼어붙게 할 만큼 그 위력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훨씬 넘어섰다. 게다가 11.3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1순위 청약제한 및 재당첨제한규정 역시 신규 분양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한편 전세시장의 경우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매매시장 약세 및 국지적 입주물량 증가로 강보합세로 마감한 모양새였다.

   

2017년 주택시장을 좌우할 3대 키워드로 금리인상, 대출규제, 입주물량을 들 수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금리인상 여부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인 1.25%인 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0.50~0.75%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격차는 0.50~0.75%포인트가 된다. 문제는 미국이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 갭이 대폭 축소되거나 심지어 역전될 수도 있어 이로 인한 해외 자본유출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국내 경기불황 및 부동산시장 침체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17년에도 경기불황 지속에 따른 저성장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인상을 쉽사리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인상은 필연적으로 주택담보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가계의 주택구매력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주택거래량 감소 및 가격약세로 이어지기 마련이므로 향후 기준금리 추이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둘째, 대출규제 여부다. 현재 대한민국의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절대 다수가 주택담보대출이고 변동금리대출이라는데 있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가계에는 커다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부동산 매입을 통한 가계부채 증가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출규제카드를 수시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만 대출규제가 거래량 감소, 가격하락은 물론, 한발 더 나아가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출규제카드를 쉽사리 꺼내 들기도, 그렇다고 가계부채 증가를 외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추가적인 대출규제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입주물량부담이다. 2017년은 직전 2~3년간 분양열풍을 이끌었던 수도권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준공에 따른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첫해이다. 2017년 예상되는 전국 기준 입주물량은 38만여 가구로 1998년(39만 2,912가구) 이후 최대치다. 문제는 2018년에도 40만여 가구가 추가로 입주될 예정이고, 그 후로도 1~2년 동안은 입주물량이 쉽사리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잉공급에 장사 없기에 주택가격 하락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요컨대, 2017년 새해 주택시장을 사자성어로 전망해보면, ‘진퇴양난’, ‘심사숙고’로 표현할 수 있다. 국내 정세불안(탄핵정국)이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미국 트럼프정부 출범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신보호무역주의)이 더욱 커진 상태에서 금리인상 및 가계부채 이슈가 수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은 진퇴양난에 처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게다가 2017년 이후 최소 2~3년간 전국적으로 매년 30~40만여 채가 준공될 것으로 추정되므로 실수요자가 아닌 순수 투자자(가수요자) 입장이라면 섣불리 덤벼들기보다는 심사숙고 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여러모로 2017년 주택시장은 힘든 한해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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