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5.19 광해군과 선조, 영창대군 이야기

광해군과 선조, 영창대군 이야기



' 능력은 있으나 세자는 될 수 없다 ' - 광해군과 선조, 영창대군 이야기


보통 동양의 왕조국가들의 평균 수명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중국 왕조가 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의 왕조국가들은 약 200년 정도 되었고, 우리나라는 약 500여년 정도 되었습니다.  

조선왕조는 약 518년간 지속된 왕조로써 27대 임금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묘호(황제나 왕이 죽은 뒤 종묘(宗廟)에 신위(神位)를 모실 때 붙이는 호(號))를 받지 못한

임금이 2명 있었는데, 그가 바로 연산군과 광해군입니다.

폭군의 대명사인 연산군은 워낙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루었기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에 반해 광해군은 필자가 국사를 배울때만 하더라도 제대로 소개되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연산군과 같은 폭군 임금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광해군에 대하여 재평가하는 시각들이 다양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광해군에 관한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하였으며,

뮤지컬, 연극등으로 만들어져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번 칼럼에서는 광해군은 과연 어떤 임금이었는지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선조 가계도)

(광혜군은 후궁인 공빈 김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남)

 

 

 

조선 14대 임금인 선조는 처음으로

방계승계(직계혈통에서 벗어나 형제나 친척으로 왕위가 이어진 승계)로 보위에 오른 임금이었습니다.

선조는 정비인 의인왕후에서는 후사를 두지 못하였고, 후궁 6명에서 14남,11녀를 낳았습니다.

자신이 정통성이 전혀 없는 임금이었기 때문에 

세자 만큼은 반드시 정비에서 출생한 맏아들인 적장자를 세자로 삼고싶어 하였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관동별곡의 주인공인 송강 정철이 이 당시 좌의정이었습니다.

당시의 신하들은 더 이상 정비인 의인왕후에서는 왕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삼정승인 이산해, 유성룡, 정철은 더 이상 세자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선조에게 후궁에서 난 아들 중 한 명을 세자로 세울 것을 건의하기로 하였습니다.

보위를 이을 세자를 정하는 것을 [건저(建儲)]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에는 '이것이 무슨 큰 문제가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저(建儲)를 다룰때에는 큰 정치적 파장이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즉 임금이 버젓이 살아있는데 차기 보위를 논의 한다는 것 자체가 대역죄로 의심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조는 후궁에서 난 왕자를 세자로 책봉할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비인 의인왕후에서 적장자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선조에게 건저(建儲)를 건의한다는 것은 신하들에게 있어서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송강 정철은 솔직하고, 강직하고, 다혈질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이산해와 유성룡이 서로 주저주저 하고 있는 사이,

선조에게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할 것을 건의 하였습니다.

선조는 대노하여 바로 송강 정철을 파직하고 유배 보냈으며,

정철과 뜻을 같이하는 서인들도 파직하여 요직에서 모두 몰아 내었습니다.

선조의 의중을 확인한 신하들은 더 이상 건저(建儲)문제를 입에 담을 수 없었습니다.  

 

 

 

 

(관동별곡)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때 지은 가사 - 가사문학의 백미로 평가 받고 있음)

 

 

이런 상황에서 조선에 큰 변란이 일어났습니다.   

일본을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막부의 무장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하여

명나라로 가는 길을 빌려 달라는 명분으로 조선을 침공하였습니다.

임진왜란이라고 불리우는 이 국난으로 선조는 큰 정치적 시련을 맞이하였습니다.

반드시 정비인 의인왕후에서 난 적장자를 세자로 세울려는 선조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의인왕후는 아무런 후사를 두지 못하고 병을 얻어 시름시름 앓게 되었고

결국 임진왜란 이후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능력은 있었으나 후궁의 둘째 아들이라는 출신성분 때문에 

세자로 책봉 될 수 없었던 광해군에게 다시 한 번 큰 기회가 오게 되었습니다. 


prev 1 next